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완벽주의자의 미루기 탈출법: "일단 대충 해서 망쳐라" (초안의 힘) 본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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완벽주의자의 미루기 탈출법: "일단 대충 해서 망쳐라" (초안의 힘)

everydaystory 2026. 2. 1. 06:25

"자료 조사만 3일째 하고 있어요."
"첫 문장이 마음에 안 들어서 썼다 지웠다만 반복해요."

혹시 당신의 이야기인가요? 남들은 당신을 보고 "꼼꼼하다"고 하지만, 정작 본인은 **"시작조차 못 하는 병"**에 걸려 괴로워합니다. 심리학에서는 이를 **'게으른 완벽주의(Lazy Perfectionism)'**라고 부릅니다.

사실 당신은 게으른 게 아닙니다. **'실패에 대한 두려움'**이 너무 커서, 뇌가 아예 시작 버튼을 눌러주지 않는 겁니다. "완벽하지 않을 바엔 안 하는 게 낫다"는 무의식 때문이죠.

이 지긋지긋한 미루기 늪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**"일부러 망치는 것"**입니다.

1. 뇌를 속이는 주문: "쓰레기 초안(Shitty First Draft)을 쓰자"

헤밍웨이는 "모든 초고는 걸레(shit)다"라고 말했습니다. 대문호조차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쓰지 않았다는 뜻입니다.

당신이 모니터 앞에서 얼어붙는 이유는 머릿속에 있는 '100점짜리 완성본'을 한 번에 출력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. 이건 뇌에게 엄청난 과부하를 줍니다.

  • 해결책: 목표를 '완성'이 아니라 **'엉망진창인 초안 만들기'**로 낮추세요.
  • 액션: "나는 지금부터 세상에서 제일 엉망인 보고서를 쓸 거야", "맞춤법도 다 틀리고 논리도 안 맞는 쓰레기를 만들 거야"라고 소리 내어 말하고 타이핑을 시작하세요. 신기하게도 부담감이 사라지면서 손가락이 움직입니다.

2. 타이머의 마법: "딱 5분만 대충 하자"

완벽주의자들은 '각 잡고 제대로' 할 시간이 생길 때까지 기다립니다. 하지만 그 시간은 절대 오지 않습니다.

  • 5분 법칙: 하기 싫은 일이 있다면, "딱 5분만 하고 그만두자"고 타협하세요. 우리 뇌는 '시작'하는 데 가장 큰 에너지를 씁니다. 일단 5분만 해서 시동을 걸면, 관성의 법칙 때문에 계속하게 됩니다(자이가르닉 효과).
  • 질보다 양: 5분 동안은 퀄리티 따지지 말고 양만 채우세요. 글자 수 채우기, 아이디어 10개 나열하기 등 '숫자'에만 집중하세요.

3. 수정은 내일의 나에게 맡겨라 (분리 전략)

글을 쓰는 자아(작가)와 고치는 자아(편집자)가 동시에 작동하면 뇌는 멈춥니다. 한 문장 쓰고 비판하고, 한 문장 쓰고 수정하면 진도가 나갈 수 없습니다.

  • 전략: '작성 모드'와 '수정 모드'를 철저히 분리하세요.
    • 작성 모드 (오늘): 오타가 나든 말든, 문맥이 이상하든 말든 엔터키만 누르며 끝까지 달립니다. (절대 백스페이스 키를 누르지 마세요.)
    • 수정 모드 (내일): 하룻밤 자고 나서, 냉철한 편집자의 눈으로 어제 쓴 '쓰레기 초안'을 다듬습니다.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건 어렵지만, 있는 걸 고치는 건 훨씬 쉽습니다.

📝 요약: 오늘 당장 '망쳐야' 할 일

지금 미루고 있는 그 일,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.

  1. 빈 화면을 켜고 제목을 적는다: [망한 초안 v1]
  2. 타이머를 10분만 맞춘다.
  3.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 절대 멈추거나 지우지 말고 아무말 대잔치로 채운다.

일단 저질러 놓으면(초안),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당신은 그걸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해서 어떻게든 멋지게 수정해 낼 겁니다. 믿으세요. 수정할 수 있는 쓰레기가 백지보다 백배 낫습니다.